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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살기, 따뜻한 법률을 기대하며
[조원희의 법으로 세상 보기]
2011년 04월 12일 (화) 12:24:35 조원희 변호사 WHC@bkl.co.kr

  얼마 전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아마존 정글에서 살고 있는 여러 원주민들의 삶이 소개되었는데, 문명과 단절된 그들의 삶을 보며 복잡한 문명사회에서의 분주한 삶이 결코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가슴 아프면서도 비장한 마음으로 본 장면이 있었습니다.어느 원주민 부족에는 5살 내외의 아이들을 무서운 분장을 한 어른들이 길고 가는 막대기로 사정없이 때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 순진한 아이들을 왜 때리나 순간 화가 났습니다. 맞고 우는 아이들을 보니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풍습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정글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에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강하게 자라도록 그렇게 때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정글에서의 삶은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부족간의 전쟁, 독충과 사나운 짐승이 있는 정글에서의 삶, 질병의 고통 등. 그래 강해져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다고 저것이 정답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공포감과 육체적 고통을 견디며 삶의 무게를 이겨내도록 교육받는다는 것이 못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둘을 키우는 아빠로서 저 역시 때때로 아이들이 강하게 커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함께 힘든 등산을 가거나 숨이 턱에 차는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각장애인인 한 청년을 알고 있습니다. 중학생 나이부터 혼자 해외여행을 하였다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혼자서 국내여행을 하기도 했구요. 아버지께서 여행을 많이 보내셨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그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아버지는 그 청년이 어려서부터 세상을 배우기를 원하셨구나, 세상을 배우며 강하게 커 주기를 바라셨구나, 어려서 하는 여행에 위험이 있을 것임을 잘 아셨겠지만 그 청년이 성인이 되어 살아야 하는 세상은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이기에 스스로 이겨내 주기를 바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든 세상을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마음은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만약에’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그 강한 훈련을 견디지 못한다면.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강해진다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정답은 아닐 것입니다. 삶에 있어서의 어려움과 아픔을 개인의 태도의 문제로 해결하려는 것은 부당합니다. 살아낼 오기는 얻는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 때로는 얻게 될 삶과 사회에 대한 왜곡된 시각, 강해지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또 다른 차별. 모든 사람에게 강해지라고만 주문할 수 없는 이유들입니다.

  강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약하면 약한 대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삶의 무게를 나누어질 수 있고, 그래서 약한 사람들도 함께라면 강해질 수 있는 세상. 약하지만 그래도 살아 볼만한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 시작은 약함에 대한 인정입니다. 약함에 대한 배려입니다. 나와 다른 것에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경쟁과 효율성이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다시 고민해야 합니다. 강함과 약함의 구분 자체로부터도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가기 위해 배려하고 나눠야 합니다. 내 것을 준다는 마음이 아니라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최근 복지정책에 관한 말들이 많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장애인에 대한 복지는 우선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이 어디인지가 중요합니다. 복지는 결코 넘쳐나는 여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있으면 하고 없으면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없습니다. 내가 누리는 삶을 남도 동일하게 누리고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복지에 관한 논쟁을 넘어 다양한 법률의 개정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따뜻한 법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에서 빼앗아 저것에 채우는 법률이 아니라, 훈훈하게 서로 나누는 그런 법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강하게 살라고 눈물을 흘리며 자식에게 매를 드는 그런 부모가 없어도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법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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