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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애인 고용 않는 기업, 쌓이는 기금...공단은 뭐하나

2017-12-01 11:53:32
관리자
 장애인 고용 않는 기업, 쌓이는 기금...공단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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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점거하고 있는 모습
ⓒ 김재익

장애인단체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21일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무기한 점거에 돌입했다. ▲ 중증장애인 일자리 1만 개 확보 ▲ 장애인최저임금 제외조항 삭제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개혁이라는 3대 과제를 내걸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중이다. 사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아래 공단)이 설립된 1990년부터 문제가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공단이 설립된 초기엔 경증장애인 중심으로 장애인 고용이 계속해서 증가했다. 특히 장애인 고용 의무기업의 기준이 '상시노동자 300인'에서 '상시노동자 50인'으로 확대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장애인노동자는 연평균 12,260명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중증장애 2배수 인정제(중증장애인 한 명을 고용하게 되었을 때 의무고용 기업체는 경증장애인 두 명을 고용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제도)가 시작된 2010년부터 2017년 현재까지 장애인노동자는 연평균 7,794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더 나아가 최근 3년 간은 연평균 4,886명에 머무르면서 증가세가 점점 둔화하고 있다. 공단 자료와 통계 수치를 보면, 앞으로 장애인 의무고용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다. 공단이 진정 장애인 고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맞는지, 물음표가 그려지기까지 한다. 그리고 소득 주도 경제 성장을 외치면서 들어선 새로운 정부는 과연 장애인 고용 부분에 있어서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래는 2016년 및 2017년 (미)고용부담금 지출 예산현황 및 비교, 분석을 한 것이다. 이 표를 보게 되면 장애인고용의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사실 (미)고용부담금으로 적립된 직업재활기금을 활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장애인을 위해 직무 환경을 바꿔주고, 보조 공학을 지원해주고, 근로 지원 서비스를 확대·지원하고, 발달장애인들의 직장 적응과 고용 유지를 위한 직무 지도원 파견 기간을 장애 정도에 따라 늘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 고용을 위한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

한국이 1990년 공단을 설립하고,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채택한 건 실질적으로 장애인을 기업에 많이 취업시키기 위함이지, 지금처럼 기업으로부터 (미)고용부담금을 많이 징수하여 직업재활기금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와서 유추해볼 때, 공단은 장애인 고용률의 저하로 어쩔 수 없이 중증장애 2배수 인정제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증장애 2배수 인정제를 만든 시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장애인 실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또 경제 성장이 지금처럼 유지되더라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이 어렵다는 문제에 직면해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장애인 고용 문제에 개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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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및 2017년 (미)고용부담금 지출 예산현황 및 비교, 분석을 한 것이다.
ⓒ 출처 :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자료실, 편집 :
위의 <표 1>에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지출 예산현황을 살펴보면, (미)고용부담금의 지출 예산 현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2016년 금융기관 예치가 587,511백만 원(68.29%)이고 2017년 852,344백만 원(70.92%)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2017년은 (미)고용부담금 증감액이 341,331백만 원이고, 금융기관에 예치한 기금 증가액이 264,833백만 원이나 된다. 전체 기금 증가분을 거의 금융권에 예치한 것이나 다름 없다. 

기금의 규모가 작년에 비해 39.7%이나 크게 증가된 것만 봐도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미)고용부담금을 냈는지 알 수 있다. 또 장애인 고용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으며, 현실적인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공단의 기금활용 방안 중 가장 큰 문제는 기금 세출의 거의 70% 이상이 여유자금운영이라는 형태로 금융기관에 예치된다는 것이다. 또 2017년 이후 공단 사업비로 활용되어야할 부분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공단 사업비는 2016년 약 25%에서 2017년 20%로 떨어졌다. 공단의 궁극적 목적인 장애인 고용을 위한 사업비는 점점 줄고, 여유자금을 만들기 위한 예치금만 느는 실정이다. 

필자는 2000년도 일본에 갔을 때, 장애인 고용기금이 바닥나 일반 회계로 지출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2016년 독일에 갔을 때도, 오래 전부터 고용기금이 바닥나 정부 예산을 직접 편성하여 집행하는 것에 다시금 놀랐다. 한국도 이를 거울 삼아 정부 예산을 투입할 준비를 해야하는 것 아닐까.

장애인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아서 내는 법정부담금인 (미)고용부담금을, 그리고 그것을 적립하여 형성한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기금을 장애인고용 이외에 다른 곳에 활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고용 창출이나 고용 유지에 직접 투자하는 방향이 옳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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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고용공단 점거후 장애인부모와 당사자들의 요구조건들
ⓒ 김재익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장애인공단은 현재 기금이 남는데도 불구하고 더 적극적으로 고용에 투자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단이 예치하는 여유자금의 일부를 확보하여 ▲ 근로지원서비스 예산 확대 ▲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무지도원 기간 연장 ▲ 고용환경개선비 대폭적 확대 ▲ 중증장애인들이 최저임금 이상의 돈을 받을 수 있도록 기금 지원 ▲ 대기업 연계고용제 강화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와 장애인 당사자·가족, 비장애인 시민 모두 다 함께 사회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다면, 이곳이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촛불 혁명으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면, 분명 이전과는 모습이어야 한다. 부디 현 정부가 한국의 장애인 고용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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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점거 기자회견 현수막
ⓒ 김재익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재익씨는 Good Job 자립생활센터 소장입니다.